같은 시간을 살지만, 다른 현실을 살아간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 것을 바라보지만, 그것이 곧 우리가 같은 현실을 살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는 하루를 버티는 것이 힘든 반면, 또 누군가는 세상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는 전혀 다를 수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순간일 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뒤흔드는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이 차이가 사회적 불평등의 근원이 되는 것은 아닐까?

과거의 차별은 사라졌을까, 아니면 형태를 바꿔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까? 우리의 부모 세대가 겪었던 차별과 불평등은 과거의 일이 되었을까, 아니면 새로운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차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같은 현실을 보고도 사람들이 이렇게 다른 결론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별과 불평등이 정말로 사라졌는지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신이 겪지 않은 차별은 쉽게 실감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불평등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는, 아무도 겪지 않은 불평등과 차별에 더 몰입하여 크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른 현실 속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멀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평등이란 무엇일까?

과거의 차별을 완전히 지우는 것일까, 아니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일까? 차별과 불평등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들은 형태만 바꾸어 언제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결국,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차별과 불평등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첫걸음이 아닐까?